상단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본문 하위메뉴 바로가기 하단 바로가기
서브비쥬얼

제목

2020년 독서당고전교육원 제7기 입학식 기념사 (윤덕진 원장님)

관리자   /   2020-03-25

             독서당고전교육원 입학식 기념사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이미 만여 명의 보균자를 양성한 시점에서 완전박멸이란 무망한 일이 되었다고 합니다. 치사률 0.1%의 독감 수준으로 약화 시키고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고려대 의대 최재욱 교수의 소견을 귀담아 듣게 됩니다. 지금 정부가 실적 위주의 완전 퇴치를 목표로 동분서주하지만 그 많은 감염자들의 동선을 어떻게 다 피해 다닌단 말입니까? “저 혼자 살겠다고 뒤안길” 후미진 데로 다니는 삶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교육원 입학을 경하하는 자리에서 질병 감염을 걱정하고 있다니 한심하지 않은가요? 그러나 몸과 마음에 깊이 침윤한 코로나 19의 망령을 불식하기 위하여 어떤 형식이든 노력을 기울이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질병에 의한 사망보다도 일상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되는 사정을 더 우려하고 있습니다. 질병이 지구를 멸망에 이르게 하기까지 우리는 공포에 빠져서도 무언가 시도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니까요.

 이를지(至)는 갈 데 까지 간다는 의미를 지닙니다. 至善이라 하면 인간이 도달 할 수 있는 최고의 선입니다. (止於至善: 대학) 일상은 지선으로만 이루어지지는 않습니다. 차선-중용-최악의 전단계가 개입하고 있습니다. 유학의 중심 이념이 중용이라는 사실 때문에 의욕이 감퇴할 수도 있습니다. “중간 가는 게 최선이다” 라는 속설도 있습니다. 도대체 산다는 일은 최선을 선택할 자유마저 박탈당하는 絶體絶命입니까? 생각하는 동안 존재가 이어진다는 믿음으로 갈 수 박에 없는 길입니까?

 우리는 4월 개강을 선포하고 꽃 피는 대세를 따라 가야 합니다. 미룬다는 일은 최악의 선택입니다. 아무 것도 하지 않겠다는 게으름에 대한 지지표명일 뿐입니다. 출강해서 출석자를 가르치는 소규모 행위로 출발해서 차츰 세계의 움직임을 회복해야 합니다. 우리는 미약한 채로 세계의 중심축에 서기 위한 선택을 하였습니다. 이제부터 세계를 보는 시각을 바꾸어야 합니다. 극단을 선택하는 위험에서 벗어나 미지근한 중용의 온도를 가까이하여야 합니다. 집에 계신 학생들 코로나 사태가 가라 앉을 때까지 출강을 유예하는 것이 허락되어 있으니 홈피에 오른 강의 진도를 따라가면서 독학하여 주십시오. 유학 교재는 가장 안전한 자유를 이끄는 나침반으로서 동양 역사에서 이천년 간 시험된 신뢰도를 지니고 있습니다. 교수들을 선도로 삼아 함께 가는 이 길에 들어서신 것을 환영하면서 용기를 드리고자 과람한 말씀 올렸습니다.